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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복습

기계과 졸업 후 1년 6개월,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2023년 11월 5일

직장 선배와 2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하며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다시 재정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12월 1일

생각보다 회사 일이 바빠져 일 외에는 한참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일이 바쁘기도 하고 내가 이 직장과 직무에 만족하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자세히 적기에는 길어지는 아주 다양한 이유들로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또 자세히 적기에는 아주 길어지는 다양한 이유들로

나는 미국행을 정했다.

 

가장 큰 원동력은

중학교 3년 동안 다닌 로봇 동아리 때문에 키워올 수 있었던

로봇 공학 엔지니어라는 꿈이었다.

그 당시에는 미국만큼 공부하기 좋은 곳은 없다고 생각했다.

(TED 강의에서 본 데니스 홍 교수님의 영향이 컸다.)

 

그렇게 나는 2015년 미국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언어의 장벽이 컸지만 한국에서 배운 한자 조금과 애니로 배운 일본어로

제2외국어로 선택한 일본어 수업에서 우등생(?)으로 활약하며 친구들을 사귀었다.

고등학교에서도 부지런히 로봇 동아리(라고 부르기에는 나 포함 3명 이서하는 초라한 팀)를 하면서

로봇 공학자의 꿈을 키워왔다.

 

대학에 지원을 할 때는

가장 부모님한테는 부담이 덜 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볼 수 있는 곳을 정하다 보니

UIUC가 내가 가진 최고의 선택지였고

실제로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보았다.

 

1학년 때는 학비 면제 해준다고 육군 ROTC도 하고

(이때 처음으로 매일 운동했는데 그 근육으로 4년 버틴 듯)

4년 내내 부전공인 컴퓨터 과학 수업과 자동차 동아리를 하면서 바쁘게 지냈다.

(이때 로봇을 했어야 했는데 Formula 자동차에 제대로 영업당했다.)

거기다 코로나 때문에 2학년 때부터 알아보던 학부생 연구 자리도 공중분해돼서

그냥 자동차 동아리 활동에 전념했다.

 

2, 3학년 여름에는 인턴쉽도 하고

4학년 때는 열심히 취업 준비를 했다.

덕분에 2022년 5월 졸업 후 그 해 가을부터

일리노이를 떠나 워싱턴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이사를 자주 다닌 편이라 "고향"이랄 곳이 없던 나는

예상외로 새로운 기후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을

알아가고 적응하는 데에 꽤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11월 직장 선배랑 얘기하다가 문득

'아 내가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지 그 이후는 잘 생각해 둔 게 없네?' 싶었다.

나 자신에 상당히 객관적이고 호불호가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나는 팔랑귀여서 내가 전문가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아직 못 정했다;;

 

인턴쉽 했던 회사와 다르게 자기 시스템이 분명한 지금의 회사는

시스템을 알아가기에도 시간이 부족해서

1년 동안 그것만 알아가는 내가 너무 싫어졌다.

회사에서 엔지니어가 언제나 엔지니어링만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4년 동안 배운 것들이 머릿속에서 흐릿해져 가는 게

'내가 퇴보하고 있다'로 느껴져서 힘들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바꾼 현재의 생각은

직장 선배처럼 계속 공부하고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의 것으로 만들어서

언제든 문제가 생기면 풀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엔지니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까먹어가고 있는 4년간 배웠던 것들을 다시 복습해나가려고 한다.

꽤나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것들도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UIUC Mechanical Engineering Curriculum Map

 

원래 목표가 있으면 SMART 한 목표를 세워야 하는데

일단 막연한 불안감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로 넘어온 것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너무 공부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일단 조금씩 제대로...!